기타 잡다한 이야기

How To Practice Emotional First Aid - Guy Winch

김복꾼 2024. 1. 24. 21:48
728x90

 

Guy Winch의 TED 강연, "How to practice emotional first aid"을 인상 깊게 보았다.

아래의 링크에서 강연을 다시 볼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2hc2FLOdhI

 

우리는 육체와 정신을 차별한다. 육체를 편애한다고도 할 수 있겠다. 몸에 조그만 상처라도 나면 밴드를 붙여 낫고자 하고, 큰 상처나 질병이 생기면 병원에 가서 치료받고자 한다. 그러나 마음의 상처가 생겼을 때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 상처를 스스로 치료하는 방법도 잘 모르고, 그렇다고 병원에 가는 것도 꺼려한다. 시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처를 드러내기 부끄럽다는 이유로, 별일 아닐 거라는 이유로,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Guy Winch TED 강연 “How to Practice Emotional First Aid”에서 이러한 점을 지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체적인 부상이나 상처에는 즉각적으로 대응하며 치료하려고 노력하지만, 마음이 아플 때는 그저 회피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돌이켜보니, 부끄럽지만 나도 그렇게 행동하고 있었다. 마음에 상처가 생기거나 크게 부담감을 느끼게 되었을 때, 이를 잘 치료하여 해결하려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상처나 부담감을 내면 깊숙이 숨기려 하면서 일상을 무리하게 지속하려고 했다. 당연하게도, 상처는 잊혀지기는커녕 마음 깊은 곳에 계속 남아 있으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기만 했다. 누구나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신 건강에 대한 우리의 잘못된 접근 방식을 고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강연의 내용 중 내가 가장 주목한 부분은 반추(Rumination)라는 개념이다. 반추는 실패나 거절 같은 부정적인 사건을 머릿속에서 계속 돌이켜보는 과정을 말한다. 반추하게 되면, 특정 실패를 계속 곱씹으니, 자존감이 떨어지고 우울감을 느끼게 되며, 상처가 회복되기까지 필요한 기간도 늘어나게 된다. 나도 이러한 경험이 있다. 전공 수업에서 조별 과제를 했었는데, 다른 조원들이 GDP 추정치 데이터를 보내주면, 내 역할은 해당 데이터를 분석하는 코드를 짜는 것이었다. 그러나 계속 에러가 발생하여, 내부적으로 약속한 마감 기한까지 코드를 완성하지 못했다. 나 때문에 프로젝트의 진행이 지연된 것이다. 에러를 해결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에는 다른 조원들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성할 수 있었지만, 나의 무능함으로 인해 조의 계획이 차질을 빚었다는 것에 대한 창피함과 미안함은 계속해서 나를 괴롭혔다. 심지어 학기가 끝나 다른 조원들은 그 일을 완전히 잊었을 것이 분명했음에도, 나는 여전히 그 일을 잊지 못하고 부끄러워하며 나 자신을 탓하였다. 내가 너무 무능력한 것 같아 창피하기도 하였고, 다른 조별 과제를 하게 되었을 때 또 비슷한 실수를 할까 봐 불안해하고 고민하기도 하였다. 작은 실수였음에도 불구하고, 반추의 행동으로 인해 오랜 시간 나를 좀먹으면서 내 자신감을 저해한 것이다. 강연을 들은 뒤 비로소, 이러한 행동이 현재와 미래의 나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과거의 나를 탓하고 후회하면서 스스로를 괴롭히기보다는, 문제의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전환해야 됨을 알게 되었다. 나를 비난할 시간에, 그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강연자의 말에 깊이 공감하였다. 마치 그에게 직접 위로를 받고 조언을 들은 기분이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신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위생에 신경 쓰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정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정신적 위생은 아직도 무시당하고 있다. 손을 자주 씻고 몸을 깨끗하게 하여 신체적인 건강을 유지하는 것처럼, 정신적인 위생도 지속적인 관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신체 건강만큼 정신 건강에도 관심을 기울인다면, 더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나도 꾸준히 정신 건강을 신경 쓰고자 한다. 후회와 반추 대신, 그 경험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과 가치를 찾아, 나의 미래를 더욱 밝고 긍정적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