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한국경제사: 우대형, ‘역사 인구학 지표로 살펴본 조선 후기 생활 수준의 장기 추이, 1734-1910’

김복꾼 2024. 1. 2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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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논문은 조선 후기 생활 수준의 변화를 추적하고, 이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19세기 위기론자들의 주장을 반박한다. 생활 수준의 지표로는 식량 가격의 단기 변동에 대한 사망률 반응도를 사용한다. 19세기 위기론자들의 주장처럼 조선 후기의 생활 수준이 지속적으로 악화되었다면, 생존 위기에 처한 사람들이 많아졌다면, 식량 가격의 단기 변동에 대한 사망률의 민감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가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리에 따라, 해당 논문은 우선 1734년부터 1910년까지 쌀값 변동이 사망률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연구한다. 쌀값은 조선시대 양반 가문들이 기록해 놓은 자료를 사용하고, 사망률 역시 양반 가문들의 족보를 통해 취합한 사망률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다. 연구 결과, 쌀값의 변동에 대한 사망률의 민감도가 19세기 초에 정점을 찍은 후 점차 둔화되었다는 결과가 나온다. 이 결과는 조선 후기의 생활 수준이 꾸준히 악화되었다는 주장을 반박하며, 오히려 19세기 초의 최저점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저자 우대형은, 생활 수준 개선의 요인으로 두 가지를 꼽는다. 첫째, 19세기 초에 최절정을 보였던 이상 저온 현상이 이후 점차 완화되었다는 점이다. 기온이 정상화되면서 미곡 생산성이 증가하였고, 생산성 증가는 곡물 소비 개선으로 이어졌으며, 이는 사망률 민감도 감소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두 번째 요인으로는 콜레라의 창궐을 꼽는다. 19세기 콜레라가 창궐하면서 인구 증가 속도가 둔화되었고, 이것이 생산 증가가 곧바로 소비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던 기존의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이다. 콜레라로 사망률이 증가하면서 늘어난 곡물 생산을 덜 나누어도 되게 되었으며, 이는 사람들의 식량 소비량을 증가시켜 사망률에 미치는 쌀값 변동의 영향을 줄였다는 것이 논문의 주장이다.

 

 

  결론적으로, 해당 논문은 19세기 조선의 생활 수준이 꾸준히 향상되었다고 주장한다. 그 요인으로는 기후 정상화와 콜레라 창궐을 꼽는다. 전체적으로 흥미진진하게 읽었지만, ‘조선 후기 사회는 쇠퇴하는 사회가 아니었다는 결론이 정해진 상태에서 연구를 진행하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해당 주제를 연구한 다른 논문들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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